⚖️ 법률정보2026. 8. 21.
조정기일에서 한발 물러선 말, 나중에 판결에서 불리하게 쓰이나요
JUAN 변호사
조정을 앞두고 이런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여기서 양보했다가 조정이 깨지면, 그 말이 재판에서 그대로 인용되는 것 아닙니까." 조정 자리에서 아무 말도 못 하겠다는 분들도 계십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그 걱정의 절반은 근거가 있고, 절반은 없습니다.
■ 조정 절차에서의 진술은 원칙적으로 소송에서 원용되지 않습니다
조정은 서로 한발씩 물러나 합의점을 찾아보는 자리입니다. 여기서 한 말이 그대로 재판의 자료가 된다면 아무도 양보안을 꺼내지 못하게 되겠지요.
그래서 조정 절차에서의 진술은 이후 소송에서 원용하지 못한다는 취지의 규정이 마련되어 있고, 가사조정에도 같은 취지가 적용됩니다. 조정에서 "이 정도면 받아들이겠다"고 한 말이 곧바로 재판에서 그 금액을 인정한 것으로 취급되지는 않는다는 뜻입니다.
■ 다만 종이에 남긴 것은 성격이 다릅니다
주의해야 할 지점이 여기입니다. 조정 과정에서 오간 말과, 당사자가 서명하거나 도장을 찍어 남긴 문서는 다르게 다루어집니다.
조정 기일 전후로 작성한 합의서나 각서, 상대방과 주고받은 메시지에 적어둔 내용은 조정 절차 밖의 자료로 남습니다. 조정이 깨진 뒤에 그 문서가 증거로 제출되는 경우가 실제로 있습니다. "조정 자리에서 이야기한 것이니 없던 일"이라고 생각하고 문서에 서명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 사실관계에 관한 인정은 조심하시는 게 좋습니다
조건에 관한 양보와, 사실관계에 관한 인정은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금액이나 일정에 관해 융통성을 보이는 것은 조정의 본래 목적에 맞는 태도입니다.
반면 "내가 그때 그랬던 건 맞다"처럼 다투고 있는 사실 자체를 인정하는 발언은, 그 자리에서 정리되지 않으면 이후 절차의 분위기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조정위원 앞에서 감정이 올라와 나온 말이 조서에 남은 합의 내용과 어긋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 조정이 성립하면 무게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반대 방향의 오해도 있습니다. 조정은 판결이 아니니 나중에 다시 다투면 된다고 생각하시는 경우입니다.
조정이 성립해 조서에 기재되면 확정된 재판과 같은 효력을 갖는 것으로 다루어집니다. 양육비나 재산분할처럼 이행이 필요한 내용이라면 그 조서가 곧 집행의 근거가 됩니다. 그래서 조정 성립 직전에 조서에 적히는 문구를 한 줄씩 확인하는 시간이 그날의 가장 중요한 순간입니다.
'앞으로 서로 아무런 청구도 하지 않는다'는 식의 포괄적인 문구가 들어갈 때 특히 그렇습니다. 정리하려던 범위를 넘어서는 내용이 함께 정리되어 버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 정리하면
말은 비교적 안전하고, 서명한 종이와 조정조서는 무겁습니다. 조정에 임하실 때는 물러설 수 있는 범위를 미리 정해두고, 그날 조서에 어떤 문장이 들어가는지를 확인하는 데 집중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내 사안에서 어디까지가 협상 가능한 범위인지 미리 가늠해보고 싶다면, 곧봄 앱의 '내 상황 진단'을 활용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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