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률정보2026. 8. 7.
조정조서에 '앞으로 서로 아무 청구도 하지 않는다'고 적었는데, 양육비까지 포기한 게 되나요
JUAN 변호사
정말 한 줄로 모든 게 정리될까요. 조정이나 협의 단계에서 '향후 상대방에게 일체의 청구를 하지 아니한다'는 문구를 넣는 일이 흔한데, 나중에 이 한 문장이 어디까지 미치는지를 두고 다투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 당사자가 처분할 수 있는 권리라면 효력이 인정되는 편입니다
위자료나 재산분할처럼 어른들 사이의 재산적 정산에 관한 부분은, 서로 더 이상 청구하지 않기로 정해두면 그 합의에 구속력이 인정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 뒤 같은 내용으로 소를 제기하면 합의 위반을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 그런데 양육비는 결이 다릅니다
양육비는 부모가 서로 주고받는 돈이라기보다 자녀를 기르는 데 쓰이는 비용의 분담으로 이해됩니다. 그래서 부모끼리 '앞으로 청구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는 사정만으로 장래의 양육비까지 영구히 봉쇄되는 효력이 인정되기는 어렵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설명입니다.
■ 이미 지나간 기간과 앞으로의 기간은 나눠서 봅니다
합의 시점까지의 과거 양육비를 청구하지 않기로 한 부분은 당사자 사이에서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반면 그 이후 실제로 아이를 기르면서 드는 비용까지 미리 없앨 수 있는지는 다른 문제로 다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 사정이 달라지면 다시 정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양육에 관한 사항은 자녀의 복리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법원이 다시 정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합의 당시와 소득·양육 형편이 크게 달라졌다면, 그 변화를 근거로 새로 판단을 구하는 길이 열려 있는 셈입니다.
■ 면접교섭도 비슷한 성격으로 봅니다
'앞으로 아이를 만나지 않겠다'는 합의 역시 그 자체로 모든 것을 끝내지는 못하는 것으로 다루어집니다. 면접교섭은 부모의 권리인 동시에 자녀의 이익과 맞닿아 있는 영역이어서, 포기 약속만으로 완전히 소멸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 문구를 쓸 때 실무적으로 신경 쓸 부분
다툼을 줄이려면 '일체의 청구'처럼 범위가 열려 있는 표현 대신 '위자료 및 재산분할에 관하여'처럼 대상을 특정해두는 편이 낫습니다. 반대로 넓은 문구를 그대로 받아들이면, 나중에 정작 다투고 싶은 항목까지 묶여 있다는 주장을 상대방에게 내주게 될 수 있습니다.
결국 같은 문장이라도 어떤 권리에 붙느냐에 따라 힘이 다르게 작용합니다. 지금 갖고 있는 조서나 합의서의 문구가 내 상황에서 어디까지 미치는지 가늠이 어렵다면, 곧봄 앱의 '내 상황 진단'으로 남아 있는 카드부터 정리해보셔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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