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배우자를 두고 왔다면 — 북한이탈주민 이혼 특례와 서울가정법원 절차
북한을 떠나 남한에 정착한 뒤 새 생활을 꾸리려 할 때, 북한에 남아 있는 배우자와의 혼인 관계를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지가 문제됩니다. 상대방에게 연락할 방법도 없고 소장을 보낼 주소도 없으니, 일반적인 이혼 절차로는 진행이 어렵습니다.
「북한이탈주민의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북한이탈주민법)은 이 경우를 위한 이혼 특례를 따로 두고 있습니다. 아래는 그 요건과 절차에 대한 일반 정보이며, 구체적인 처리는 가족관계등록부 기재 내용과 개별 사정에 따라 달라집니다.
왜 별도의 특례가 있나
남한에 가족관계 등록이 없는 보호대상자는 통일부장관이 본인의 의사에 따라 등록기준지를 정해 서울가정법원에 가족관계 등록 창설허가를 신청하고, 허가가 나면 가족관계등록부가 새로 만들어집니다(북한이탈주민법 제19조). 이때 북한에 있는 배우자가 가족관계등록부에 배우자로 기록될 수 있습니다.
배우자가 기록되어 있으면 법률상으로는 혼인 중인 상태입니다. 그런데 상대방은 북한에 있어 협의도, 서류 송달도 할 수 없습니다. 법은 이런 사정을 고려해 이혼 청구 요건과 관할, 송달 방법을 따로 정해 두었습니다(같은 법 제19조의2).
누가 청구할 수 있나
제19조에 따라 가족관계 등록을 창설한 사람 가운데 북한에 배우자를 둔 사람이, 그 배우자가 남한에 거주하는지 불명확한 경우 이혼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제19조의2 제1항). 등록 창설자의 가족관계등록부에 배우자로 기록된 사람은 재판상 이혼의 당사자가 될 수 있다고 함께 정하고 있습니다(같은 조 제2항).
배우자도 북한을 떠나 남한에서 보호대상자가 되었다면 이 특례의 전제가 맞지 않습니다. 이 경우에는 일반적인 협의이혼이나 재판상 이혼 절차를 검토하게 됩니다.
서울가정법원에 재판상 이혼으로
이 특례에 따른 이혼은 서울가정법원에 재판상 이혼을 청구하는 방식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거주지와 상관없이 관할 법원이 서울가정법원이라는 점이 일반 이혼 사건과 다릅니다.
소장에는 배우자가 보호대상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 즉 남한에서 북한이탈주민으로 보호받고 있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는 통일부장관의 서면을 첨부해야 합니다(제19조의2 제3항). 이 서면을 먼저 받아 두어야 소를 제기할 수 있으므로, 준비 단계에서 발급 절차를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공시송달, 첫 송달은 2개월이 지나야
북한에 있는 배우자에게 소송 서류를 실제로 전달할 방법이 없으므로, 서울가정법원은 민사소송법 제195조의 공시송달로 송달할 수 있습니다(제19조의2 제4항).
다만 첫 공시송달은 실시한 날부터 2개월이 지나야 효력이 생깁니다. 같은 당사자에게 그 뒤에 하는 공시송달은 실시한 다음 날부터 효력이 생깁니다. 이 2개월은 줄일 수 없다고 법에 명시되어 있습니다(같은 조 제5항). 국내 일반 사건의 첫 공시송달이 2주 뒤 효력이 생기는 것(민사소송법 제196조 제1항)보다 길게 잡혀 있으니 일정을 계획할 때 감안해야 합니다.
아이가 있다면
함께 남한에 온 미성년 자녀가 있다면, 재판상 이혼에서는 가정법원이 직권으로 친권자를 정합니다(민법 제909조 제5항). 아이를 누가 양육하고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양육할지를 소송에서 함께 정리하게 됩니다.
자녀의 가족관계등록부 기재 내용도 확인해 두세요. 부모가 어떻게 기록되어 있는지에 따라 이혼 뒤 정리할 서류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재혼을 생각한다면 먼저 정리해야 합니다
민법은 배우자 있는 사람이 다시 혼인하는 것을 금지하고(제810조), 이를 어긴 혼인은 취소를 청구할 수 있는 사유로 정하고 있습니다(제816조 제1호). 가족관계등록부에 북한의 배우자가 기록된 상태에서 남한에서 새로 혼인신고를 하면 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새 배우자와 혼인신고를 계획하고 있다면, 그 전에 이 특례에 따른 이혼 판결을 받아 확정시키고 이혼 신고까지 마쳐 두는 순서가 안전합니다.
준비할 것
먼저 본인의 가족관계증명서와 혼인관계증명서를 발급받아 배우자가 어떻게 기록되어 있는지 확인합니다. 배우자가 기록되어 있지 않다면 이혼 절차 자체가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다음으로 통일부장관 서면을 준비하고, 서울가정법원에 낼 소장을 작성합니다. 비용이 부담된다면 소송구조나 법률구조 제도를 이용할 수 있는지 함께 알아보세요.
자주 묻는 질문
Q. 북한에 있는 배우자와 협의이혼을 할 수 있나요?
협의이혼은 두 사람이 함께 법원의 의사확인을 받아야 하므로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북한이탈주민법은 이 경우 서울가정법원에 재판상 이혼을 청구하도록 특례를 두고 있습니다.
Q. 지방에 사는데도 서울가정법원에 내야 하나요?
네. 북한이탈주민법 제19조의2에 따른 이혼 청구는 서울가정법원에 하도록 정해져 있습니다.
Q. 배우자에게 소장이 전달되지 않는데 재판이 진행되나요?
공시송달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다만 첫 공시송달은 실시한 날부터 2개월이 지나야 효력이 생기고, 이 기간은 줄일 수 없습니다.
Q. 이혼하지 않고 남한에서 혼인신고를 하면 어떻게 되나요?
가족관계등록부에 배우자가 기록되어 있다면 중혼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중혼은 혼인취소 사유입니다. 새 혼인신고 전에 이혼을 먼저 정리하는 것이 안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