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단계 · 이혼 후의 생활

배우자 빚 독촉이 나에게 온다면 — 가족에게 대신 갚으라는 추심은 금지됩니다

글 · 홍우원 변호사 · 법무법인 에스엔케이

배우자가 진 빚 때문에 이혼을 고민하는데, 추심 전화와 문자가 배우자가 아니라 나에게, 때로는 아이나 직장으로까지 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혼한 뒤에도 전 배우자의 빚 독촉이 계속 날아오기도 합니다.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이하 채권추심법)은 채무자 아닌 가족 등에게 하는 추심을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습니다. 아래는 그 내용과, 반대로 실제로 갚을 책임이 생기는 경우를 구분한 일반 정보입니다.

먼저 확인할 것 — 정말 내가 갚을 빚인가

빚은 원칙적으로 그 빚을 진 사람이 갚습니다. 배우자라는 이유만으로 상대방의 빚을 갚을 의무가 생기지는 않습니다.

예외는 내가 보증을 섰거나 공동명의로 빌린 경우, 그리고 일상의 가사에 관한 채무입니다. 민법 제832조는 부부 일방이 일상의 가사에 관해 제3자와 법률행위를 하면 다른 일방도 그 채무에 연대책임을 진다고 정합니다. 여기서 일상의 가사는 생활용품 구입, 자녀 교육비, 병원비처럼 부부 공동생활에 통상 필요한 범위를 말하고, 사업 자금이나 투자·도박 자금은 보통 여기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이혼한 뒤 전 배우자가 새로 진 빚은 부부 사이에 생긴 일상가사 채무가 아니므로 이 조항으로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내 명의가 도용된 대출이라면 다른 문제이므로 명의도용 관련 가이드를 함께 보세요.

가족은 법에서 말하는 관계인입니다

채권추심법은 채무자와 동거하거나 생계를 같이 하는 사람, 채무자의 친족, 채무자와 같은 직장에서 일하는 사람을 관계인이라고 부릅니다(제2조 제3호). 민법상 배우자와 8촌 이내 혈족은 친족이므로, 혼인 중인 배우자와 자녀는 관계인에 해당합니다.

이혼하면 배우자가 아니게 되어 친족에서 빠지지만, 같이 살고 있다면 동거인으로 관계인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관계인이 아니더라도 아래에서 보는 대신 변제 요구나 거짓 사실 고지 금지는 채무자 외의 모든 사람에게 적용됩니다.

관계인에게는 소재 문의만 할 수 있다

채권추심자는 채무자의 소재나 연락처를 묻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채무와 관련해 관계인을 방문하거나 전화·문자 등을 보내서는 안 됩니다(제8조의3 제1항). 소재를 묻는 경우에도 추심자의 이름과 연락처, 채권자, 연락 목적을 밝혀야 하고, 관계인이 채무 내용이나 채무자의 신용에 관한 사실을 알게 해서는 안 됩니다(같은 조 제2항).

그마저도 채무자와 연락이 끊기는 등 소재를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아니라면 관계인에게 소재를 묻는 것 자체가 금지됩니다(제12조 제2호). 배우자와 연락이 되는데도 나에게 계속 전화한다면 이 규정에 어긋날 수 있습니다.

대신 갚으라는 요구와 야간 연락

채무를 갚을 법률상 의무가 없는 사람에게 채무자 대신 갚으라고 요구해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일으키고 생활의 평온을 심하게 해치는 행위는 금지됩니다(제9조 제6호). 채무자 외의 사람에게 채무에 관한 거짓 사실을 알리는 것도 금지됩니다(같은 조 제4호).

정당한 사유 없이 반복적으로 또는 야간(오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지)에 방문하거나 전화·문자를 보내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일으키는 행위, 직장이나 집처럼 여러 사람이 있는 곳에서 채무 사실을 공공연히 알리는 행위, 엽서처럼 다른 사람이 채무 사실을 알 수 있는 방법으로 독촉하는 행위도 금지됩니다(제9조 제2호·제3호·제7호, 제12조 제5호).

어기면 어떻게 되나

폭행·협박이나 위계·위력을 사용한 추심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 반복·야간 연락, 거짓 사실 고지, 대신 변제 요구 등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 관계인에 대한 연락 금지를 어긴 경우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 대상입니다(제15조). 소재 문의 때 신원을 밝히지 않거나 채무 내용을 알린 경우 등은 과태료 대상입니다(제17조).

법을 어긴 추심으로 손해를 입었다면 채무자뿐 아니라 관계인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제14조).

이렇게 대응하세요

연락이 온 날짜와 시간, 발신 번호, 추심자의 이름과 소속, 들은 내용을 기록해 두세요. 내가 받은 통화를 내가 녹음하는 것은 일반적으로 허용되고, 문자와 방문 기록도 그대로 보관합니다.

추심자에게 신원과 채권자를 밝혀 달라고 하고, 나는 채무자가 아니며 갚을 의무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전합니다. 같은 일이 계속되면 수사기관에 신고할 수 있고, 금융회사나 등록 대부업체의 추심이라면 그 감독기관에 민원을 넣는 방법도 있습니다(제18조는 감독기관이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빚이 정말 내 책임인지 다툼이 있다면, 추심에 대응하는 것과 별개로 채무 존재 여부를 따져 보아야 합니다. 보증서나 대출 약정서 등 서류를 먼저 확보하세요.

이혼 과정에서 함께 볼 것

혼인 중 생긴 빚이 재산분할에서 어떻게 다뤄지는지는 그 빚이 부부 공동생활을 위해 생긴 것인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추심 연락 기록과 빚의 용도를 보여주는 자료는 재산분할에서도 쓰일 수 있으니 함께 정리해 두세요.

배우자가 개인회생이나 파산 절차를 밟는 중이라면, 변제 요구가 중지·금지되었거나 면책된 사실을 알면서 법령이 정한 절차 밖에서 반복해 변제를 요구하는 행위도 금지됩니다(제12조 제3호의2·제4호).

자주 묻는 질문

Q. 남편 빚을 아내가 갚아야 하나요?

보증을 서거나 공동명의로 빌린 것이 아니라면 원칙적으로 빚을 진 사람이 갚습니다. 다만 생활비·자녀 교육비처럼 일상의 가사에 관한 채무는 민법 제832조에 따라 연대책임이 생길 수 있습니다.

Q. 추심업체가 저한테 계속 전화합니다. 불법인가요?

채무자의 소재를 묻는 경우가 아니라면 관계인에게 채무와 관련해 연락하는 것은 금지됩니다. 채무자와 연락이 되는데도 소재를 묻는 것 역시 금지됩니다.

Q. 이혼했는데 전 배우자 빚 독촉이 옵니다.

갚을 의무가 없는 사람에게 대신 갚으라고 요구해 불안감을 주는 추심은 금지되고 형사처벌 대상입니다. 연락 기록을 남기고 수사기관이나 감독기관에 신고할 수 있습니다.

Q. 아이 휴대폰으로 연락이 왔습니다.

채무자의 자녀는 친족으로 관계인에 해당합니다. 소재 문의 외의 연락은 금지되고, 소재를 물을 때도 채무 내용을 알게 해서는 안 됩니다.

내 이야기는 조금 다를 수 있어요

글은 일반적인 경우를 정리한 것이에요. 내 사정에서는 무엇이 쟁점이고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 이야기를 듣고 같이 정리해 드릴게요.

본 내용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변호사의 조력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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