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단계 · 고민하고 준비하기

배우자의 도박, 이혼 사유가 될까 — 도박빚 책임과 재산분할·양육권에서 확인할 점

글 · 홍우원 변호사 · 법무법인 에스엔케이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약속을 몇 번이나 들었는데, 또 몰래 대출을 받고 생활비 통장까지 비어 있는 것을 알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요즘은 휴대폰으로 하는 온라인 도박이 많아 가족이 눈치채기도 어렵습니다.

아래는 배우자의 도박을 이유로 이혼할 수 있는지, 도박으로 생긴 빚과 재산은 어떻게 정리되는지에 대한 일반 정보입니다. 실제 판단은 도박의 정도와 가정에 미친 영향, 증거에 따라 달라집니다.

도박은 이혼 사유 목록에 없지만

민법 제840조가 정한 재판상 이혼 사유 여섯 가지에 "도박"이라는 단어는 없습니다. 배우자의 도박은 대부분 제6호의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로 다투어집니다.

도박에 빠져 생활비를 끊고 가정을 돌보지 않았다면 제2호 "악의의 유기"가, 돈 문제로 폭언·폭력이 이어졌다면 제3호 "심히 부당한 대우"가 함께 주장되기도 합니다.

법원이 보는 것 — 한 번의 일탈인가, 반복된 파탄인가

친목 모임에서 가볍게 한 정도라면 그것만으로 이혼 사유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실무에서는 도박이 얼마나 오래, 얼마나 반복됐는지, 잃은 금액과 그 때문에 생긴 대출, 생활비와 공동재산에 미친 영향, 끊겠다는 약속과 거짓말이 반복됐는지, 치료나 상담 노력이 있었는지를 함께 봅니다.

배우자가 써 준 "다시는 도박하지 않겠다"는 각서나, 몰래 받은 대출을 발견하고 다툰 기록은 반복성을 보여 주는 자료가 됩니다. 각서를 썼다고 해서 그 내용대로 법적 효과가 생긴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혼인 생활의 경과를 보여 주는 증거로 쓰일 수 있습니다.

도박빚, 나도 갚아야 하나

빚은 원칙적으로 그 빚을 진 사람이 갚습니다. 민법 제832조는 부부 일방이 "일상의 가사"에 관하여 제3자와 법률행위를 한 때 다른 일방도 연대책임을 진다고 정하고 있지만, 도박 자금을 빌린 것을 일상의 가사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내가 보증을 섰거나 공동명의로 대출을 받았다면 그 부분은 내 채무이기도 합니다. 배우자가 내 명의를 몰래 써서 대출을 받았다면 대응 방법이 다르므로, 명의도용 대출 가이드를 함께 보시기 바랍니다.

재산분할에서는 어떻게 되나

재산분할에서 부부 공동생활과 무관한 개인적인 빚은 원칙적으로 분할 대상 채무에서 빠집니다. 도박빚이 여기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예이고, 자세한 기준은 이혼과 배우자 빚 가이드에 정리돼 있습니다.

도박으로 공동재산을 크게 줄인 사정은 재산 형성·유지에 대한 기여를 판단할 때 고려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재산분할은 기본적으로 남아 있는 재산을 나누는 절차여서, 이미 잃어버린 돈을 그대로 되살려 나누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남아 있는 재산을 지키는 일이 더 급합니다.

지금 할 수 있는 것 — 남은 재산 지키기

배우자가 접근할 수 있는 공동 계좌·카드·공동인증서·OTP를 정리하고, 내 명의로 모르는 대출이나 카드가 있는지 신용정보 조회로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새로 보증이나 담보 제공을 요청받더라도 서두르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배우자 명의 부동산이나 예금을 도박 자금으로 처분할 우려가 있다면, 이혼 소송과 함께 가압류·가처분 같은 보전처분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절차는 재산 은닉 막기 가이드에서 다룹니다.

입출금 내역, 도박 사이트 결제·이체 기록, 대출 내역, 각서, 도박 문제로 주고받은 메시지는 이혼 사유와 재산 정리 양쪽에서 쓰이므로 날짜별로 모아 두세요.

위자료와 양육권

혼인 파탄의 주된 책임이 도박한 배우자에게 있다고 인정되면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843조, 제806조). 액수는 혼인기간, 도박의 정도, 가정에 미친 피해 등을 종합해 정해집니다.

친권자·양육자는 자녀의 복리를 기준으로 정합니다. 도박 때문에 생활이 불안정했거나 자녀 양육비를 탕진한 사정이 있다면 판단에 고려될 수 있습니다. 도박 자체가 형법상 범죄가 될 수 있지만(형법 제246조), 이혼 소송은 형사 처벌 여부와 별개로 진행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배우자가 도박을 한 번 했는데 바로 이혼 사유가 되나요?

일시적인 오락 수준이라면 그것만으로 인정되기는 어렵습니다. 반복성, 잃은 금액, 생활비·공동재산에 미친 영향, 약속 위반과 거짓말이 쌓였는지 등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Q. 남편 도박빚을 아내가 대신 갚아야 하나요?

보증을 서거나 공동명의로 빌린 것이 아니라면 원칙적으로 빚을 진 사람이 갚습니다. 도박 자금은 민법 제832조의 일상가사 채무로 보기 어렵습니다.

Q. 도박으로 날린 돈도 재산분할에서 계산해 주나요?

개인적인 도박빚은 분할 대상 채무에서 빠지는 것이 원칙이고, 재산을 줄인 사정은 기여도 판단에서 고려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이미 사라진 돈을 되살려 나누기는 쉽지 않아 남은 재산의 보전이 중요합니다.

Q. 도박을 끊겠다는 각서를 받았는데 효력이 있나요?

각서 내용대로 법적 효과가 바로 생긴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도박이 반복됐다는 사실과 혼인 생활의 경과를 보여 주는 증거로 쓰일 수 있습니다.

내 이야기는 조금 다를 수 있어요

글은 일반적인 경우를 정리한 것이에요. 내 사정에서는 무엇이 쟁점이고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 이야기를 듣고 같이 정리해 드릴게요.

본 내용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로, 개별 사건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변호사의 조력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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