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 다 잘못이 있을 때 — 쌍방 유책이면 이혼이 되나
상대가 먼저 잘못했는데 나도 잘한 것은 없는 상황에서 이혼 소송을 준비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유책배우자는 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는 말을 듣고 내가 거기 해당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시게 됩니다.
그런데 실제 사건에서 한쪽만 깨끗하게 잘못한 경우는 드뭅니다. 아래는 양쪽에 책임이 있을 때 판단이 어떻게 이뤄지는지를 정리한 일반 정보입니다.
원칙은 "더 책임 있는 쪽이 못 한다"입니다
유책배우자의 이혼청구를 제한하는 법리는 혼인 파탄에 주된 책임이 있는 사람이 그 파탄을 이유로 이혼을 요구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입니다.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그 결과를 이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단어가 "주된"입니다. 조금이라도 잘못이 있으면 청구할 수 없다는 뜻이 아니라, 파탄의 원인을 비교했을 때 더 무거운 쪽이 누구인지를 따집니다.
그래서 양쪽에 책임이 있는 경우에는 우선 그 경중을 견주게 됩니다. 한쪽이 뚜렷하게 더 무겁다면 그쪽이 유책배우자가 되고, 비슷하다면 결론이 달라집니다.
책임이 비슷하면 제한이 풀리는 쪽으로 갑니다
양쪽의 잘못이 대등하다고 평가되면, 어느 한쪽을 주된 책임자로 지목하기 어려워집니다. 그러면 유책배우자라는 이유로 청구를 막을 근거가 약해집니다.
실무에서 쌍방 유책이 인정되는 사건은 이혼 자체는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은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둘 다 혼인을 지킬 뜻이 없고 관계가 이미 회복 불가능하다면, 형식만 유지하게 하는 것이 오히려 부당하다고 보는 것입니다.
다만 이것은 "쌍방 유책이면 무조건 이혼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파탄이 실제로 회복할 수 없는 정도인지가 여전히 따로 판단됩니다.
무엇을 견주나 — 시간 순서가 중요합니다
책임을 비교할 때 자주 문제되는 것이 순서입니다. 상대의 외도가 먼저였는지, 내가 집을 나간 것이 먼저였는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집니다.
이미 관계가 깨진 뒤에 생긴 일은 파탄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로 읽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관계가 유지되던 중에 벌어진 일은 원인 쪽에 놓입니다.
그래서 사건을 준비하실 때 각자의 행위가 언제 있었는지를 시간순으로 정리해두는 작업이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같은 사실도 놓이는 자리에 따라 무게가 달라집니다.
위자료는 서로 깎이는 구조가 됩니다
쌍방에 책임이 있으면 위자료도 그에 맞춰 조정됩니다. 양쪽이 서로 청구하는 형태가 되면 각자의 책임 정도에 따라 액수가 정해지고, 결과적으로 차액만 오가거나 아예 서로 상쇄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쪽만 잘못했다고 주장했다가 상대의 반소로 자신의 잘못이 드러나면 받을 금액이 크게 줄어들기도 합니다. 위자료를 크게 기대하고 시작했다가 실제 정산이 어긋나는 사건의 상당수가 이런 구조입니다.
재산분할은 이와 별개입니다. 잘못이 있다고 해서 분할 비율이 자동으로 깎이지는 않습니다. 재산분할은 누가 잘못했는지가 아니라 누가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보는 절차이기 때문입니다.
내 잘못을 먼저 인정할지 말지
전략적으로 고민되는 지점입니다. 감추면 상대가 증거를 내놓았을 때 신빙성 전체가 흔들리고, 먼저 밝히면 유책 판단에 쓰일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드러날 것이 분명한 사정은 미리 정리해 제출하는 쪽을 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무엇을 어느 범위까지 쓸지는 상대가 무엇을 쥐고 있는지에 따라 달라지므로, 서면을 내기 전에 정해두셔야 합니다.
아이 문제는 또 다른 기준입니다
누구의 잘못이 더 큰지는 양육자 지정에서 결정적이지 않습니다. 외도를 한 사람이라도 아이를 잘 돌봐 왔다면 양육자가 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 기준은 아이에게 무엇이 나은가입니다. 부부 사이의 잘잘못과는 다른 축이고, 그 점을 혼동해 "상대가 잘못했으니 당연히 내가 키운다"고 생각하시다가 결과가 어긋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저도 잘못이 있으면 이혼 청구를 못 하나요?
조금이라도 잘못이 있으면 안 되는 것이 아니라, 파탄에 주된 책임이 있는지를 봅니다. 양쪽 책임이 비슷하면 제한이 풀리는 쪽으로 갑니다.
Q. 상대가 먼저 외도했는데 저도 나중에 만난 사람이 있습니다.
시간 순서가 중요합니다. 이미 파탄된 뒤의 일은 원인이 아니라 결과로 읽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쌍방 유책이면 위자료는 없나요?
각자의 책임에 따라 정해지고 서로 상쇄되어 차액만 오가거나 없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Q. 제 잘못 때문에 재산분할도 줄어드나요?
재산분할은 기여를 보는 절차라 잘못을 이유로 자동으로 깎이지는 않습니다.
Q. 잘못한 사람이 아이를 키울 수 있나요?
양육자 지정은 아이에게 무엇이 나은지가 기준이라 부부 사이의 잘잘못과는 다른 축에서 판단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