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가 사라졌을 때 — 생사불명 이혼과 실종선고 중 무엇을 택할까
배우자가 집을 나간 뒤 몇 년째 연락이 닿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살아 있는지조차 알 수 없는데 서류상으로는 여전히 혼인 관계가 유지되어, 재산 처분이나 자녀 문제, 재혼까지 모든 것이 멈춰 있는 상태가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쓸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혼인 관계를 끝내는 이혼과, 그 사람을 사망한 것으로 다루는 실종선고입니다. 아래는 두 제도의 요건과 결과가 어떻게 다른지를 정리한 일반 정보입니다.
두 제도는 목적이 다릅니다
재판상 이혼은 혼인 관계만 장래를 향해 끝내는 것입니다. 상대방은 여전히 살아 있는 사람으로 남고, 상속이나 재산 관계가 새로 정리되지는 않습니다.
실종선고는 행방불명인 사람을 법률상 사망한 것으로 보는 제도입니다. 혼인은 사망으로 해소되고, 동시에 상속이 개시됩니다. 사실을 확인하는 절차가 아니라 남아 있는 법률관계를 정리하기 위해 사망으로 간주하는 장치입니다.
어느 쪽이 적절한지는 무엇을 정리해야 하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재혼만 문제라면 이혼으로 충분하지만, 배우자 명의의 부동산이나 예금이 묶여 있어 그 처리가 필요하다면 실종선고를 검토하게 됩니다.
3년 생사불명을 이유로 한 이혼
민법 제840조 제5호는 배우자의 생사가 3년 이상 분명하지 않은 경우를 재판상 이혼 사유로 정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연락이 되지 않는 것과는 구별되며, 살아 있는지 여부 자체가 확인되지 않아야 합니다.
집을 나갔지만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거나, 간헐적으로 연락이 오는 상태라면 이 사유에는 해당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런 경우에는 악의의 유기를 이유로 하는 제2호나, 혼인 파탄을 이유로 하는 제6호를 검토하게 됩니다.
상대방의 주소를 알 수 없으므로 소장을 송달할 방법이 문제됩니다. 실무상 공시송달로 진행하게 되는데, 그 전에 주소를 찾기 위한 조치를 거쳤다는 점이 확인되어야 합니다. 주민등록 말소 여부, 가족과 지인을 통한 확인, 경찰의 가출인 신고 접수 사실 등이 자료가 됩니다.
이 방법의 장점은 기간이 상대적으로 짧고 절차가 단순하다는 점입니다. 단점은 혼인만 끝날 뿐 재산 문제가 그대로 남는다는 것입니다.
실종선고 — 5년, 그리고 1년
보통실종은 마지막으로 생사가 확인된 때부터 5년이 지나야 청구할 수 있습니다. 특별실종은 전쟁, 선박의 침몰, 항공기의 추락, 그 밖에 사망의 원인이 될 만한 위난을 당한 경우로, 그 위난이 끝난 때부터 1년이면 청구가 가능합니다.
청구는 가정법원에 하고, 이해관계인이나 검사가 청구할 수 있습니다. 배우자는 당연히 이해관계인에 해당합니다.
법원은 곧바로 결정하지 않고 공시최고 절차를 거칩니다. 본인이나 생사를 아는 사람이 신고하도록 일정 기간 공고한 뒤, 그 기간에 신고가 없으면 실종을 선고합니다. 이 절차 때문에 청구부터 결정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실종선고를 받으면 실종기간이 만료한 때에 사망한 것으로 봅니다. 결정이 난 날이 아니라 기간이 끝난 시점이 기준이 된다는 점이 실제로 중요합니다. 상속이 개시되는 시점과 상속인의 범위가 그 시점을 기준으로 정해지기 때문입니다.
결과가 갈리는 지점
이혼을 하면 배우자로서의 상속권은 사라집니다. 뒤에 그 사람의 사망이 확인되더라도 이혼한 배우자는 상속인이 아닙니다. 반면 실종선고를 받으면 사망으로 다루어지므로 배우자로서 상속을 받게 됩니다.
재산분할도 달라집니다. 이혼에서는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지만, 상대방이 나타나지 않는 상태에서 그 사람 명의 재산의 내역을 밝히고 집행까지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실종선고에서는 분할이 아니라 상속의 문제가 됩니다.
자녀 문제도 함께 봅니다. 이혼에서는 친권자와 양육자를 정하게 되고, 실종선고에서는 사망으로 다루어지므로 남은 부모가 단독으로 친권을 행사하는 상태가 됩니다.
유족연금이나 사망보험금처럼 사망을 전제로 하는 급여가 있는 경우에는 실종선고가 필요한 사안이 됩니다. 다만 개별 제도마다 인정 요건이 따로 있으므로 해당 기관의 기준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실종선고가 취소되면
사라졌던 사람이 살아 돌아오거나 생존이 확인되면 실종선고는 취소됩니다. 이때 이미 정리된 법률관계를 어디까지 되돌릴지가 문제됩니다.
실종선고를 믿고 한 행위는 원칙적으로 보호됩니다. 상속받은 재산에 대해서는 받은 이익이 남아 있는 범위에서 돌려주도록 정해져 있습니다. 이미 소비한 부분까지 모두 반환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재혼이 이루어진 경우가 가장 복잡합니다. 재혼한 두 사람이 모두 생존 사실을 몰랐다면 나중의 혼인이 유지되는 방향으로 다루어집니다. 반대로 생존을 알면서 재혼한 경우에는 그 혼인의 효력이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이런 불확실성 때문에 재혼만이 목적이라면 실종선고보다 이혼이 안전한 선택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혼 판결은 뒤에 상대방이 나타나도 그대로 유지되기 때문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연락이 끊긴 지 1년인데 이혼할 수 있나요?
생사불명을 이유로 하려면 3년이 필요합니다. 다만 소재를 알면서 가정을 돌보지 않는 상태라면 악의의 유기나 혼인 파탄을 이유로 하는 청구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Q. 주소를 모르는데 소송이 되나요?
공시송달로 진행하게 됩니다. 다만 그 전에 주소를 찾기 위한 조치를 거쳤다는 점이 확인되어야 하므로, 가출인 신고나 조회 기록을 남겨 두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Q. 실종선고를 받으면 상속을 받을 수 있나요?
사망한 것으로 다루어지므로 배우자로서 상속인이 됩니다. 상속이 개시되는 시점은 결정일이 아니라 실종기간이 만료한 때가 기준이 됩니다.
Q. 실종선고 후 재혼했는데 배우자가 돌아오면 어떻게 되나요?
두 사람 모두 생존 사실을 몰랐던 경우에는 나중의 혼인이 유지되는 방향으로 다루어집니다. 이런 불확실성 때문에 재혼이 목적이라면 이혼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