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가 아이를 데리고 출국해 돌아오지 않는다면 — 헤이그 아동탈취협약 반환청구
국제결혼 가정이나 해외 거주 가정에서 부부 사이가 나빠지면, 한쪽이 아이를 데리고 자기 나라로 가버린 뒤 돌아오지 않는 상황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때는 어느 나라 법원에서 양육권을 다툴 것인지부터 문제가 됩니다.
아래는 국제적 아동탈취의 민사적 측면에 관한 협약(헤이그 아동탈취협약)에 따른 반환청구에 대한 일반 정보이며, 실제 가능 여부는 아동의 상거소와 상대국의 협약 가입 여부 등 구체적 사정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 협약은 "누가 키울지"를 정하는 절차가 아니다
헤이그 아동탈취협약의 목적은 불법적으로 이동되거나 억류된 아동을 원래 살던 나라(상거소지국)로 신속히 돌려보내, 양육권 다툼은 그 나라 법원에서 판단하도록 하는 데 있습니다. 즉 반환 절차 자체에서 누가 더 좋은 부모인지를 가리는 것이 아닙니다.
한국은 이 협약의 당사국이며, 별도의 이행 법률을 두어 절차를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상대국이 협약에 가입하지 않은 나라라면 이 절차를 쓸 수 없고, 해당 국가의 국내 절차를 따로 알아봐야 합니다.
적용되려면 갖춰야 하는 요건
대체로 ① 아동이 만 16세 미만이고, ② 협약 당사국인 상거소지국에서 다른 나라로 이동·억류되었으며, ③ 그 이동이 상대방의 양육권을 침해했고, ④ 침해 당시 그 양육권이 실제로 행사되고 있었을 것이 요구됩니다.
여기서 "상거소"는 국적이나 주민등록이 아니라 아동이 실제로 생활의 중심을 두고 있던 곳을 뜻합니다. 어느 나라를 상거소로 볼 것인지가 사건에서 가장 치열하게 다투어지는 쟁점인 경우가 많습니다.
절차는 어떻게 진행되나
각 당사국은 중앙당국을 두고 있고, 우리나라의 중앙당국은 법무부입니다. 아동이 한국으로 이동해 온 경우라면 중앙당국에 지원을 요청해 소재 파악과 임의 반환 협의 등을 거칠 수 있고, 협의가 되지 않으면 법원에 반환을 구하는 심판을 청구하게 됩니다.
아동반환 사건은 서울가정법원이 관할하도록 정해져 있으며, 신속한 처리를 예정한 절차입니다. 진행 중 아동이 다시 다른 나라로 이동하는 것을 막기 위해 출국금지 등 임시조치가 함께 검토되기도 합니다.
반환이 거부될 수 있는 경우
요건을 갖추었더라도 협약은 몇 가지 예외를 두고 있습니다. 아동을 돌려보내는 것이 아동에게 신체적·정신적 위해를 가하거나 견디기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할 중대한 위험이 있는 경우, 반환을 구하는 쪽이 사실상 양육권을 행사하지 않았거나 이동에 동의·묵인한 경우 등이 대표적입니다.
또 이동일로부터 1년이 지난 뒤에 청구가 제기되었고 아동이 이미 새로운 환경에 적응한 경우, 그리고 충분한 판단 능력을 갖춘 아동이 반환을 거부하는 경우에도 반환이 명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절차가 불리해질 수 있어, 상황을 인지한 시점의 대응이 중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아이를 데리고 나간 쪽이 친권자여도 반환청구가 되나요?
공동으로 양육권을 갖고 있는 상태에서 상대방 동의 없이 국외로 데려간 경우라면 양육권 침해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구체적 판단은 상거소지국의 법에 따라 달라집니다.
Q. 상대 국가가 협약에 가입하지 않았다면 방법이 없나요?
협약에 따른 반환 절차는 쓸 수 없지만, 해당 국가 법원에 직접 양육권·인도 관련 절차를 제기하는 방법 등을 별도로 검토하게 됩니다.
Q. 반환 결정이 나면 양육권도 상대방이 갖게 되나요?
반환은 다툼의 장소를 원래 나라로 되돌리는 절차이고, 양육자 지정은 그 나라 법원에서 별도로 판단하게 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Q. 형사 문제도 함께 생길 수 있나요?
사안에 따라 국내에서 미성년자 약취·유인 등이 문제되는 경우가 있어, 반환 절차와 별개로 검토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