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혼 파기(파혼)와 손해배상 — 예물·결혼식 비용은 돌려받을 수 있나
혼인신고를 하기 전에 관계가 끝나면 "이혼은 아니니까 그냥 각자 정리하면 되는 것 아닌가"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예식장 계약금, 신혼집 계약, 예물·예단처럼 이미 지출된 돈이 남아 있어 다툼이 생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래는 약혼 해제와 그에 따른 정산에 관한 일반 정보이며, 실제 인정 여부와 범위는 두 사람이 어디까지 진행했는지와 파탄 경위에 따라 달라집니다.
약혼은 강제할 수 없지만, 책임은 남는다
약혼은 장래에 혼인하기로 하는 합의입니다. 다만 민법은 약혼의 강제이행을 청구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있어, 마음이 떠난 상대에게 결혼을 강제할 수는 없습니다. 대신 파기에 책임이 있는 쪽에 손해배상 문제가 남습니다.
약혼이 성립했는지 자체가 다투어지기도 합니다. 상견례, 예식장 계약, 청첩장, 예물 교환, 양가 인사처럼 혼인을 전제로 한 객관적 정황이 함께 검토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단순히 교제하며 결혼 이야기를 나눈 정도로는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책임 없이 해제할 수 있다
민법 제804조는 약혼을 해제할 수 있는 사유를 열거하고 있습니다. 약혼 후 자격정지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 성년후견·한정후견 개시 심판을 받은 경우, 불치의 병질이 있는 경우, 다른 사람과 약혼이나 혼인을 한 경우, 다른 사람과 간음한 경우, 1년 이상 생사가 불명한 경우, 정당한 이유 없이 혼인을 거절하거나 그 시기를 미루는 경우, 그 밖에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입니다.
이런 사유로 해제한 쪽은 파기의 책임을 지지 않는 방향으로 판단됩니다. 반대로 뚜렷한 사유 없이 일방적으로 파기했다면 상대방에 대한 배상 문제가 생깁니다. 실무에서는 마지막 "중대한 사유"에 해당하는지가 가장 자주 다투어집니다.
손해배상의 범위 — 재산상 손해와 정신적 고통
민법 제806조는 약혼 해제에 과실이 있는 상대방에게 재산상 손해와 정신적 고통에 대한 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재산상 손해는 예식장·스튜디오 위약금, 신혼여행 취소 수수료, 혼수 구입비처럼 혼인을 전제로 지출했다가 회수하지 못한 비용이 중심이 됩니다.
다만 지출한 돈이 그대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혼인과의 관련성이 분명한지, 지출이 통상적인 범위인지, 물건이 그대로 남아 있어 사용할 수 있는지 등이 함께 고려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신적 고통에 대한 배상액은 교제 기간, 파기 경위, 주변에 알려진 정도 등을 종합해 정해집니다.
예물·예단은 어떻게 정리되나
예물과 예단은 혼인이 성립하지 않으면 효력을 잃는 것을 전제로 한 증여의 성격으로 이해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래서 혼인에 이르지 못했다면 원칙적으로 반환이 문제됩니다.
다만 파탄에 주된 책임이 있는 쪽은 자신이 준 예물의 반환을 구하기 어렵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설명입니다. 또 이미 소비했거나 형태가 남지 않은 것, 예단비처럼 현금으로 건네져 사용된 것은 반환 범위를 두고 다툼이 생기기 쉬워, 주고받은 내역과 시점을 정리해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함께 살았다면 사실혼 문제로 넘어갈 수 있다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더라도 실제로 부부처럼 함께 생활한 실체가 있었다면, 약혼 파기가 아니라 사실혼 해소의 문제로 다루어질 수 있습니다. 이때는 위자료뿐 아니라 재산분할까지 검토 대상이 됩니다.
반대로 결혼식만 올리고 동거를 시작하지 않았다면 사실혼으로 인정되기 어려운 방향입니다. 어느 쪽으로 보느냐에 따라 청구할 수 있는 내용이 달라지므로, 동거 여부와 생활 실태를 먼저 정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결혼식장 위약금도 상대방에게 청구할 수 있나요?
혼인을 전제로 지출했다가 회수하지 못한 비용으로서 재산상 손해에 포함될 수 있으며, 계약서와 결제 내역 등 자료가 함께 검토됩니다.
Q. 먼저 헤어지자고 한 쪽은 무조건 배상해야 하나요?
먼저 말을 꺼냈다는 사실보다, 파탄에 이르게 된 경위와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가 기준이 됩니다. 상대방에게 해제 사유가 있었다면 달리 판단될 수 있습니다.
Q. 예물을 이미 팔았는데 돌려달라고 하면 어떻게 되나요?
물건 자체를 돌려주기 어려운 경우 가액을 기준으로 정산이 문제될 수 있고, 파탄의 책임 소재도 함께 고려됩니다.
Q. 상대방 부모가 준 예단도 청구 대상인가요?
누가 누구에게 어떤 명목으로 건넸는지에 따라 당사자가 달라질 수 있어, 흐름을 먼저 정리해두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