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면서 배우자에게 해준 집·차, 이혼하면 돌려받을 수 있나
집을 사면서 배우자 명의로 해두었거나, 차를 사주었거나, 목돈을 넘겨준 뒤에 이혼 이야기가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내 돈으로 해준 것이니 돌려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그런데 부부 사이의 재산 이전은 준 사람의 의사만으로 되돌아가지 않습니다. 아래는 어떤 경우에 반환이 가능하고, 실제로는 어느 쪽으로 다투게 되는지를 정리한 일반 정보입니다.
"부부 사이 계약은 언제든 취소할 수 있다"는 말은 옛날 이야기입니다
예전에는 부부 사이에 맺은 계약을 혼인 중에는 언제든 한쪽이 취소할 수 있도록 하는 조문이 있었습니다. 이 규정 때문에 배우자에게 해준 증여를 마음이 바뀌면 되돌릴 수 있다는 인식이 퍼져 있었습니다.
그 조문은 2012년 민법 개정으로 삭제되었습니다. 부부를 대등한 당사자로 보지 않던 규정이라는 지적이 있었고, 실제로는 재산을 넘겨준 쪽이 관계의 우위를 유지하는 수단으로 쓰인다는 문제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부부 사이의 증여도 다른 증여와 같은 기준으로 다뤄집니다. 배우자라는 이유만으로 더 쉽게 되돌릴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서면으로 하지 않은 증여는 해제할 수 있지만, 이미 넘어간 것은 그대로입니다
증여를 서면으로 하지 않았다면 각 당사자가 해제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부부 사이에 증여계약서를 쓰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이 조항이 눈에 들어오게 됩니다.
문제는 그 다음 조항입니다. 이미 이행이 끝난 부분에는 해제의 효력이 미치지 않습니다. 부동산이라면 등기까지 넘어간 시점, 자동차라면 이전등록이 끝난 시점, 현금이라면 이체가 끝난 시점에 이행이 완료된 것으로 봅니다.
즉 아직 넘겨주지 않은 약속은 물릴 수 있어도, 이미 명의를 넘긴 재산은 이 조항으로 돌아오지 않습니다. 실제 상담에서 반환 청구가 막히는 지점이 대개 여기입니다.
되돌릴 수 있는 나머지 경우들
속거나 협박당해 증여했다면 그 의사표시를 취소할 수 있습니다. 다만 배우자가 이혼할 생각을 숨기고 재산을 받아 갔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인정되지는 않고, 기망의 내용과 정도가 함께 판단됩니다.
조건이나 부담을 붙여 증여한 경우, 상대가 그 부담을 이행하지 않으면 해제할 수 있습니다. 부모를 모시는 조건으로 명의를 넘긴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다만 그런 조건이 실제로 합의되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하고, 말로만 오간 사정은 다투기 어렵습니다.
증여받은 사람이 준 사람이나 그 가족에게 범죄행위를 하거나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에도 해제 사유가 됩니다. 이 역시 이미 이행이 끝난 부분에는 미치지 않는다는 한계가 같습니다.
실무에서는 반환보다 재산분할로 다툽니다
증여를 되돌리는 길이 좁기 때문에, 실제로는 그 재산을 재산분할에서 어떻게 평가할지로 옮겨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증여받은 재산은 형식상 그 사람의 특유재산이지만, 혼인 기간이 길고 부부 공동생활에 쓰였거나 유지·증식에 상대의 기여가 있었다면 분할 대상에 들어올 수 있습니다. 반대로 결혼 직후 받아 별도로 관리해 온 재산이라면 빠질 여지가 큽니다.
결국 다투는 것은 "돌려달라"가 아니라 "그 재산이 누구의 돈으로 어떻게 형성되고 유지되었는가"가 됩니다. 자금 출처를 보여주는 계좌 내역이 이 국면에서 가장 중요한 자료입니다.
혼인 기간이 짧으면 결론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결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파탄에 이른 경우에는, 그 재산이 혼인을 전제로 이전된 것이라는 사정이 더 크게 고려됩니다. 함께 형성한 부분이 사실상 없기 때문입니다.
이때는 분할 비율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정산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재산을 통째로 되돌리는 형태보다는 각자의 기여를 반영해 몫을 나누는 쪽에 가깝습니다.
세금은 별도로 남습니다
부부 사이 증여에는 일정 한도까지 공제가 적용되지만, 그 한도를 넘어 신고·납부가 이뤄졌다면 이혼한다고 해서 낸 세금이 자동으로 돌아오지는 않습니다.
반대로 신고를 하지 않고 넘긴 재산이 이혼 절차에서 드러나면서 과세 문제가 뒤늦게 불거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금 흐름을 자료로 제출하기 전에 세무 쪽 검토를 함께 받아두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부부끼리 한 계약은 언제든 취소할 수 있는 것 아닌가요?
2012년 민법 개정으로 그 규정은 삭제되었습니다. 지금은 부부 사이 증여도 일반 증여와 같은 기준으로 다뤄집니다.
Q. 계약서를 안 썼으니 해제할 수 있나요?
서면에 의하지 않은 증여는 해제할 수 있지만, 이미 등기나 이체가 끝난 부분에는 효력이 미치지 않습니다.
Q. 이혼할 줄 알았으면 안 해줬을 텐데요.
그 사정만으로 취소가 인정되기는 어렵습니다. 기망이나 강박에 해당하는지, 조건이 붙은 증여였는지를 따로 봅니다.
Q. 그럼 아예 못 돌려받는 건가요?
반환 자체는 어려워도 재산분할에서 자금 출처와 기여를 반영받는 길이 남습니다. 실무에서는 그쪽이 더 실효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Q. 증여세는 어떻게 되나요?
이혼했다고 이미 낸 증여세가 자동으로 환급되지는 않습니다. 반대로 신고하지 않았던 이전이 절차 중에 드러나 문제되는 경우도 있어 함께 검토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