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자가 아이를 데리고 외국으로 가려 할 때
이혼 후 아이를 키우던 쪽이 유학이나 취업, 재혼을 이유로 외국으로 나가겠다고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비양육친 입장에서는 한 달에 한 번씩 만나던 아이를 사실상 못 보게 되는 문제이지만, 양육자에게는 자신의 생활을 정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아래는 이런 상황에서 각자가 할 수 있는 일과, 법원이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는지에 대한 일반 정보입니다. 출국 전과 이미 출국한 뒤는 다룰 수 있는 방법이 크게 다릅니다.
이주를 금지하는 제도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양육자로 지정된 부모가 어디에서 살지는 원칙적으로 그 사람이 정할 문제입니다. 국외로 이주한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위법이 되는 것은 아니고, 비양육친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면접교섭이 법원의 결정이나 조정조서로 정해져 있는 경우, 이주로 인해 그 내용을 사실상 이행할 수 없게 된다면 그 부분이 문제됩니다. 정해진 면접교섭을 지키지 않는 상태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실제 다툼은 이주를 금지할 수 있는지가 아니라, 이주를 전제로 양육자와 면접교섭을 어떻게 다시 정할 것인지의 형태로 진행됩니다.
비양육친이 취할 수 있는 조치
가장 직접적인 방법은 양육자 변경 심판을 청구하는 것입니다. 자녀의 복리를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양육자를 바꿀 수 있고, 국외 이주로 인한 환경 변화가 그 사유로 주장됩니다.
양육자 변경까지 원하지 않는 경우에는 면접교섭 변경을 청구하게 됩니다. 월 1회 대면이 어려워지는 대신 방학 중 장기 체류, 영상통화의 횟수와 시간, 항공료 부담자를 구체적으로 정하는 방식입니다.
심판이 진행되는 동안 먼저 출국해 버리면 절차의 의미가 없어지므로, 사전처분을 함께 신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판이 끝날 때까지 자녀를 국외로 데리고 나가지 않도록 하는 내용을 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사전처분은 신청만으로 당연히 인정되는 것이 아니고, 이주 계획이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과 그로 인한 불이익이 소명되어야 합니다.
법원이 실제로 보는 것
기준은 자녀의 복리입니다. 부모 어느 쪽의 사정이 더 절실한지가 아니라, 아이에게 어느 쪽이 나은지를 봅니다.
이주의 이유가 구체적이고 합리적인지가 먼저 검토됩니다. 이미 확정된 학업이나 직장, 재혼한 배우자의 거주지처럼 근거가 분명한 경우와, 계획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경우는 다르게 평가됩니다.
현지에서의 양육 환경도 함께 봅니다. 주거와 소득, 아이가 다닐 학교, 언어 문제, 의료와 돌봄 체계, 현지에 도움을 줄 가족이 있는지가 자료로 확인됩니다.
기존 면접교섭이 어떻게 이루어져 왔는지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합니다. 비양육친이 꾸준히 만나고 양육비를 지급해 왔다면 관계를 끊는 이주에 신중하게 접근하게 되고, 반대로 오랫동안 왕래가 없었다면 이주로 잃게 되는 것이 크지 않다고 평가될 수 있습니다.
아이가 어느 정도 자란 경우에는 아이 본인의 의사도 확인합니다. 다만 그 의사가 함께 사는 부모의 영향을 받은 것인지도 함께 살펴봅니다.
여권과 출국 절차
미성년 자녀의 여권 발급에는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공동친권인 경우 양쪽의 동의가 요구되므로, 이 단계에서 이주 계획이 드러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로 이혼하면서 한쪽을 단독 친권자로 정해 두었다면 그 부모의 동의만으로 여권 발급이 가능합니다. 친권과 양육권을 어떻게 정해 두었는지가 여기에서 실제 차이를 만듭니다.
출국 자체를 막는 조치를 개인이 임의로 할 수는 없습니다. 가정법원의 사전처분이나 그에 준하는 결정을 받아 두는 것이 정식 방법이고, 결정 없이 공항에서 제지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단기 여행과 이주를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습니다. 여행을 이유로 출국한 뒤 돌아오지 않는 사안이 실제로 문제되므로, 장기 체류가 예정된 출국에 대해서는 사전에 협의 내용을 문서로 남겨 두는 편이 낫습니다.
이미 나간 뒤, 그리고 미리 정해 둘 것
양육자가 정당하게 자녀를 데리고 이주한 경우와, 면접교섭 중 아이를 돌려보내지 않거나 몰래 데리고 나간 경우는 완전히 다르게 다루어집니다. 후자는 국제적 아동 탈취의 문제로 넘어가며, 상대국이 관련 협약의 당사국인지에 따라 절차가 달라집니다.
정당한 이주라도 아이가 외국에 자리를 잡은 뒤에는 양육자 변경이 인정되기 어려워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시 환경을 바꾸는 것이 아이에게 부담이 된다는 점이 함께 고려되기 때문입니다. 대응이 필요하다면 출국 전이 훨씬 유리한 시점입니다.
한국 법원의 결정이 외국에서 그대로 집행되는 것도 아닙니다. 상대국의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는 경우가 많고, 그 과정에서 다시 다투게 됩니다.
그래서 이혼 단계에서 미리 정해 두는 것이 현실적인 대비가 됩니다. 국외 이주 시 사전에 통지하도록 하는 조항, 이주하는 경우의 면접교섭 방식과 항공료 부담, 여권 발급과 갱신에 관한 합의를 조정조서나 합의서에 구체적으로 적어 두면 뒤에 다툴 지점이 줄어듭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전 배우자가 아이를 데리고 이민 간다고 합니다. 막을 수 있나요?
이주 자체를 금지하는 제도는 없습니다. 양육자 변경이나 면접교섭 변경을 청구하고,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사전처분으로 출국을 제한하는 방법을 검토하게 됩니다.
Q. 제 동의 없이 아이 여권을 만들 수 있나요?
공동친권이라면 양쪽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상대방이 단독 친권자로 지정되어 있다면 그 부모의 동의만으로 발급이 가능합니다.
Q. 이주하면 양육비는 어떻게 되나요?
거주지가 바뀐다고 지급 의무가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현지 물가와 교육비, 면접교섭에 드는 항공료 부담을 이유로 액수를 다시 정해 달라는 청구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Q. 이미 출국한 뒤에는 방법이 없나요?
방법이 없지는 않지만 크게 어려워집니다. 정당한 이주라면 아이가 자리를 잡은 뒤 다시 환경을 바꾸는 것에 신중하게 접근하게 되고, 한국 법원의 결정을 외국에서 집행하려면 별도의 절차가 필요합니다.